2006 신조협려

제2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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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 계획이 있으니까
아이나 잘 보고 있으세요

동굴 뒤에 출구가 있었네
어서 빠져나가요

사백님, 어서 가자고요

정말 어디 있는데?

거짓말이죠
바로 여기 있잖아요

금륜대왕을 속이는 거예요

놈들이 도망가려고 하는군

감히 이런 졸렬한 수법으로
이 어른신을 속이겠다?

니마성은 몰라도 난 안돼

사백님, 금륜대왕이 갔으니
어서 빠져나가요, 어서

어디 죽어봐라!

양과, 너...

비록 네 손에 죽는다만

허나...나도 널...

살려두지 않겠다

너무 아파...
감히 나를 공격하다니

저놈이 우릴 속였소
뒤엔 출구가 없어

난 진작 그럴 줄 알았지
놈들이 잠잠한 걸 보니

연기에 질식돼 죽은 것 같군

잘됐어. 이제 곽정만
잡으면 끝나겠군

최고 용사는 바로 나야

그렇지!

아파 죽겠네!

아이고, 발...

내 발...

둘 다 걸려들었어요

잔꾀 하나는 천하제일이군

당신도 중독되었으면서
나까지 끌어들이다니

자네도 같이 당해야지
그래야 공평한 거라고

곽정이고 뭐고 필요 없어

어디 너 죽고 나 죽자!

밖에 꽤 시끄러운데
무슨 일이지?

금륜이란 자는 교활해요

우리가 가짜로 싸우는 걸 보고
흉내내는 것 같아요

우릴 밖으로 나오게 하려고

맞아, 그런 후에
해독약을 얻으려는 거겠지

우린 움직이지 말자고요

일단 독이 퍼질 때까지
절대 나가지 마요

죽여 버릴거야!

멈춰! 한 발만 다가오면
뼈도 못 추릴 거야

사매는?

어째서 자기가 낳은 딸을
굶도록 내버려둘까?

누가 고모가 낳은 딸이래요?

이 아인 곽숙부님 딸이에요

어째서 곽대협 이름을 대지?

정말 곽대협 아이라면
네가왜 나서는 거지?

너희 둘이 뿌린 씨겠지

언젠간 고모와 혼인할 거지만

아직 혼인도 안 했는데
아이라뇨?

말은 좀 바로 하시죠!

나더러 말을 제대로 하라니
너희나 행실 똑바로 해

그런 짓을 하고
열녀문이라도 세우려고?

차라리 날 욕하세요

하지만 고모를 모욕하면
절대 가만 안 둬

아일 다치게 했군요?

아직 죽진 않았다

허나 한 번 더 내게
무례하게 대했다간

아이에게 독침 맛을
보여줄 테니 그리 알아

사백님, 왜 이러세요

고모 욕만 안 하면
말 잘 들을게요

사매의 행실이 단정했다면
내가 욕할 이유도 없지

밖의 상황이 어떤지
나가서 보고 와

사백님, 둘 다 안 보여요

사백님 독침에 맞고
놀라서 도망갔나...

내 독침에 중독 됐으니
도망가도 불구가 될 거야

거기 서!

아일 어디로 데려가려고요?

집으로 가지, 그건 왜?

자기가 낳은 것도 아닌데
데려가서 뭐 하게요?

아니

그게 무슨 헛소리야

옥녀심경만 내놓으면
아이를 네게 넘겨주마

털끝 하나 안 건드리지

아이를 원하면 맘대로 하세요

하지만 젖은 먹여야잖아요

감히 위아래도 없이
어디서 입을 놀리는 거야

뭘 어쨌다고 그래요?

젖을 물리지 않으면
아기는 굶어죽을 거예요

백옥같이 살아온 내가
어떻게 아이에게 젖을 줘?

아기가 먹어야 한다고 했지

언제 사백님에게 달랬나요?

이런 산골짜기에서
어떻게 젖을 구해?

밥을 먹이면 안 될까?

아직 이도 안 났잖아요

서두르면 목숨을 살겠지만
다린 못 구하겠군

왔어요

착한 아가야, 울지 마
내가 금방 젖 줄게

마을에 가서한 번 찾아보죠

어서요

하나같이 끔찍하게 죽었군

그러게요

이사백님이 손을 쓴대도
이 정도는 아닐 텐데

내 심기를 건드리지 마

할아버지...

가는 곳마다
마을과 도시를 쓸어버리니

얼마나 많은 목숨이
그들의 말발굽에 짓밟혔을까...

착하지, 울지 마라...

과야...

과야

과야, 대체 어디 있는 거니

근처에 마을이 또 없을까?

있다고 해도 다들 죽었거나
황폐해졌겠죠

그럼 어떡하지?

젖을 먹이지 않으면
굶어죽을지도 몰라

빌어먹을 짐승

잠깐

뭘 하려고?

제게 맡겨요

어서 나무껍지을 가져와서
사지를 묶으세요

지금 장난할 기분 아니야

어미 표범이니까
젖이 있을 거예요

기발한 생각을 했군

잠시 유모가 된다고
죽지는 않겠죠?

무슨 소리지?

아기를 보고 계세요
제가 가볼게요

조형, 제가 도와줄게요

정말 대단한 능력이에요
탄복했습니다

제가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나요?

날 어디로 데려가려고요?

조형, 기다려요

동굴에 고수분이라도
살고 계신가요?

양과가 인사 올립니다
함부로 들어와 죄송합니다

여기 묻힌 분은 분명
대단한 영웅일 거야

조 형이 말을 못 해서
알려주지 못하니

안타깝기 그지없군

글씨가 있는 것 같은데

30년간 강호를 누비면서
숙적들을 모두 섬멸했으나

천하에 대적할 자 없으니
이곳에 은둔하며

독수리를 벗으로 삼도다

대적할 적이 없는 슬픔이여

참을 수 없는 고독함이여

검마, 독고구패

검마란 어르신은 분명
검술의 귀재셨을 거야

자신을 이길 적수를
그렇게나 갈망하셨다니...

이제 온 것이 안타깝습니다

한 번이라도 어르신을 뵀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무덤이라도 봤으니
기막힌 인연입니다

이 아랫것이 어르신께
경의를 표하겠습니다

조형, 우리 만남도
우연은 아니군요

전 이만 가볼게요

여기 남아 어르신을
지켜드릴 건가요?

저와 강호를 유랑하실래요?

저도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어요

우선 숙부님 딸을 찾고
고모와 작별을 고한 후에

마지막 삶을 이곳에서
맞아도 될까요?

그럼, 날 기다려줘요

왜 이제야 오는 거지?

웬 정신 나간 남자 하나가
밖에서 얼마나 떠들어대던지

한 번만 아기를 깨우면
내가 가서 없애주겠어

아기를 좀 봐주세요
제가 나가볼게요

내가 전생에 죄가 많아
아내를 떠나보내고

아들놈은 여자 때문에
죽일 듯이 싸우고

내가 죽어야 하나?
차라리 죽어주마

넌 누구지?

저는 양과라고 합니다
혹시 무삼통 어르신입니까?

어떻게 내 이름을 알지?

저 모르시겠어요?

어릴 적 돈유, 수문과
도화도에서 자랐는데

바로 네가 화근이었군
가만 안 두겠다

거기 서

일양지

뭘 좀 아는구나

탄지신공? 도화도 제자인가?

-저와 황도주님은...
-황도주도 겁 안 난다

보통내기는 아니구나

봐주지 않겠다, 어서 덤벼

어찌 이 아랫것이
무례를 범합니까

방금 어르신을 공격한 건
부디 용서하십시오

누명을 씌었다는 말이야?

-여기가 좋겠군
-드디어 왔어

조용하고 넓어서 좋군
여기서 하지

좋아

만약 오늘 내가 진다면

형이 날 살려줘도
난 살아갈 면목이 없어

대신 세 가지 부탁을 들어줘

어머니 원수, 이막수를 죽이고

아버지를 잘 돌봐드려

사매도 잘 부탁하고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나 역시 네게 부탁하마

우린 서로 의지하며
한 번도 싸운 적 없었지

비록 이런 지경이 됐지만
날 원망하진 마

하늘의 뜻이니 누가 죽어도
이건 절대 비밀이다

아버지와 누이를 위해서라도

시작하자

덤벼

어째서 저 둘을
말리지 않으시죠?

아무리 말을 해도 들어야지

오늘 말린다 해도
내일 또 몰래 싸울 거야

어디 내 말이 먹혀야지

저 둘의 싸움을 말릴
좋은 방법이 하나 있어요

어서 말해 보아라

두 아드님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어요

탓하지 않으마

대신 절대 나서지 마세요

어르신이 나타나면
일이 틀어질 거예요

오냐

어서 가봐

이거 참 재미있군

양과, 여기는 왠일이지?

너희 둘은 무슨 일이지?

우린 좀 적적해서
검술을 연마 중이었다

피를 보며 연습하다니
대단하군

우리 형제 일이니
상관하지 마

상관 좀 해야겠는걸

정말 연습 중이었다면
끼어들고 싶지 않지만

지금 서로 대결을 하면서
사매를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 써?

양과, 그게 지금 무슨 헛소리야!

숙부님이 곽부를 내게
주신다고 하셨어

그런데 정작 두 사람은
내 정혼녀를 두고 싸우다니

이 양과가 그렇게 우습나?

정혼녀라고? 웃기는 소리군

두 사람 혼사에
중매쟁이라도 있어?

그것도 아니면 둘이
약혼이라도 했나?

그럼 사부님의 말씀을
거역하겠다는 건가?

그러시긴 하셨지만...

사부님 뜻이야 그렇지만

사모님은 우리 둘 중
하나를 염두에 두고 계셔

지금 우리 셋 모두
똑같은 처지인 것 같은데

누가 신랑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왜 웃지? 내 말이 틀려?

그럼, 틀려도 크게 틀렸지

내가 진실을 말해 줄까?

숙부님은 날 좋아하셔
하지만...

숙모님은 날 더 좋아해

너희 둘과는 비교도 안 돼

웃기지 마!

숙모님은 몰래 내게
곽부를 준다고 하셨는걸?

안 그럼 내가 목숨 걸고
장인어른을 구해드렸겠어?

곽부를 봐서 그런 거야
내 미래의 아내니까

양양성이 해방되는 날
혼례를 올려야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아들딸도 많이 낳고...

그러니 둘 다 여기서
싸울 필요 없어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봐서
나도 싸우지 않겠어

그러니 양양으로 돌아가
장인어른이나 도와드려

양대형

우리가 둘의 혼인을
진심으로 축복해 줄게

오늘 부로 우리 둘은
아주 멀리 떠날 거야

이제 세상에 우리 둘은
없는 사람이야

아들아...우리 함께 가자

아버지

양형제.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네

아버지가 왠일이세요?

형, 양과 말은 거짓이었어

절대 내가 시킨 건 아니란다

어서 양양으로 가서
진짜인지 확인해 보자

좋아, 가자

무수문, 정말 건방지군

내가 경고하겠어

절대 곽부 이름 부르지 마
생각도 하지 말고

싫어, 계속 부를 거야

18년 동안 불러온 이름이야
매일매일 부를 거라고

곽부, 사랑하는 곽부...
어쩔 건데?

곽부, 사랑하는 곽부...

-아들아
-아니

제발 이러지들 마라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이 둘을
다치게 하진 않을게요

양과, 헛소리 마라!

아들아

이보게, 뭘 찾는 건가?

이 두 형제를 상대하려면
나뭇가지 정도가 제격이죠

양과 제정신이 아니군

내가 아무리 말해도
날 믿지를 않으니

장모님이 전수해준
무공으로 상대해주지

만약 다른 무공을 쓰면

내가 진 걸로 하고
둘에게 곽부를 양보하지

좋아, 약속이나 지켜라

그럼 두 사람이 지면?

우리가 지면 영원히
곽부 앞에서 사라지지

너는?

나도 마찬가지야

아들아

조심들 해

장모님이 친히 전수해준
무공 나가신다

잘 봤어? 이게 바로
곽부와 백년해로 하라고

장모님이 주신 선물이다

타구봉법

보는 눈은 있군

사모님이 노장로께 전수하는 걸
우리가 직접 봤어

분명 훔쳐 배운 거야
네게 전수할 리 없잖아

그럼 너도 몰래 배워봐

개방파 방주에게 전수하는 걸
내가 왜 몰래 배우지?

직접 보아야만 믿을 건가?

좋아, 다른 걸로 하지

옥소검법이라고 들어봤지?

그건 도화도주님만 아시는
절대무공이잖아

맞아

옥소검법을 본 적은 있나?

사모님의 생신 때
한 번 본 적은 있지

네가 그걸 한다고?

맞아, 장모님이...

아니 너희 사모님이 몰래
옥소검법을 알려줬어

잘 봐, 이게 소사승룡이다

이건 사매도 못 하는 건데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잡담 그만 하고 잘 봐

필살기를 보여주마

승복하시겠나?

가만 안 두겠다

이 탄지신공도 역시
장모님이 전해주셨지

좋아, 영원히 곽부를
만나지 않겠다

안 돼

어리석은 녀석들아

여자 때문에 죽는 게
말이 되느냐?

아버지

아버지도 여자 때문에
평생 괴로워했잖아요

아버지

고모

고모가 틀림없어

어서 불길을 잡아

-아룁니다
-무슨 일이지?

용낭자가 찾아왔습니다

용낭자가 찾아와?
어디지? 어서가자

어서 불을 끄라니까

낭자, 양형제를 찾아왔소?

양과는 서남쪽 계곡에 있어요

그에게 홍마를 갖다 주세요
절정곡에 가야 해요

왜 직접 안 가시오?

사제

보았는가?

어서요
늦으면 죽을지도 몰라요

용낭자

대체 뭐 하는 녀석이야
여자 때문에 싸우다니

저희가 바보 같았어요

사모님은 우릴 속이고
양과에게 무술을 전수했어요

정말 양과를 사윗감으로
여기시나 봐요

사내대장부가
부인이 없으면 어떠냐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말해 봐

돈유

-어머니의 복수죠
-바로 그거지

오늘부터 세상을 샅샅이 뒤져

적련선자 이막수를
반드시 찾아내는 거다

억울하게 죽은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맞아요
-가자

샅샅이 뒤질 필요 없다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를 저에게 주세요
그러다 다쳐요

넌 저놈이나 공격해
내가 안고 있으면 돼

이보게, 이건 우리 일이네

아니는 제게 주고 싸우세요

자꾸 그러면
아이를 던져버리겠어

-아들아
-괜찮아요

내 일양지에 맞았으니
좀 괴로울 게다

이틈을 타 공격하자
복수를 끝내는 거야

잠깐만요, 동굴 안에...

아들아

양형제

안 돼요

독이 몸에 퍼지면
둘 다 죽는다고요

양형제, 제발
내 혈도를 풀어주게

아들을 살려주게나

제발 부탁이네

양형제...